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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방문도시의 악몽

기사승인 2021.10.01  18: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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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주교는 대한민국 방방곡곡에 천주교 성지순례길을 만들고 있다. 이미 2014년 발간된 개정판 '한국천주교 성지순례'라는 책자를 보면 전국에 167곳의 천주교 순례길이 만들어져있다. 이 순례길은 천주교측에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천주교측에서는 아이디어만을 제공하고 전국의 지자체가 천주교순례길을 만들고 관리하게 해놓은 것이다. 전국에 천주교순례길이 만들어지므로서 이미 오랫동안 민중의 애환이 서린 지역이 하루 아침에 천주교성지나 순례길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천주교측에서 성지와 순례길이라고 이름 붙이면 대한민국 곳곳이 성지가 되고 순례길이 되는 일이 벌어지고있다.  

서산시가 만든 교황방문도시 로고 (사진출처 : 허정스님)

내가 살고 있는 서산만 하더라도 해미읍성을 천주교성지로 만드는 일이 진행되고 있다. 해미읍성 동서남북의 도로를 '성지로' '성지길'이라는 도로명으로 명명했고, 해미읍성안에 기념탑을 만들고 돌로 만든 '십자가의 길 14처'를 곳곳에 설치하여 놓았다. 일반인들이 다니는 공공도로에도 돌로 만든 설치물들이 있다. 시내 곳곳에 '해미성지'라는 도로안내판이 설치되었고, 천주교순례길이 만들어져 있다. 국가가 지정한 전통사찰도 법적인 근거가 없다며 도로변에 안내판을 세워주지 않는데 해미성지라는 도로안내판을 어떤 법적근거로 그렇게 많이 설치하였고 국가사적지인 해미읍성과 도로변에 어떤 법적인 근거로 돌로 만든 설치물들을 세웠는지 모르겠다. 천주교인들이 덕산에서 해미로 압송되어 왔던 길을 따라 만든 순례길을 만든것에 그치지 않고 압송로와 무관한 반대편 숲속에 걷기 좋은 순례길도 만들어 놓았다. 2014년 교황이 해미읍성을 방문하자 '교황 프란치스코 순례길'이라는 명예도로가 만들어졌고, 사차선 도로변에 교황벽화를 그렸고, 2015년에만 '교황 방문 기념관'과 '프란치스코 광장' 등의 사업에 513억의 세금을 쏱아부었다. '프란치스코 광장'은 '세계청년광장'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는데 해미순교성지성당 옆(서산시 읍내리 274-30번지)에 4200평 규모로 세워졌다. 막대한 세금을 쏱아부은 이 사업은 실제로는 성당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천주교 성지화 사업중에서 압권은 교황의 해미읍성 방문을 계기로 서산시를 '교황방문도시'로 명명한 것이다.  2014년부터 서산시는 '교황방문도시'라는 글자가 새겨진 로고를 만들어 관광안내판, 입간판, 서류봉투, 기념품, 현수막등에 사용하였다. 교황의 단 한번 방문으로 유구한 역사속에서 계승발전시켜온 서산의 다양한 역사와 문화가 사라지고 서산은 오로지 '교황이 방문한 도시'가 되었다.  '서산시불교주지협의회'는 서산을 '교황방문도시'라고 명명하는 것에 대하여 당시 이완섭시장을 찾아가 항의하고 '대전교구 유흥식 교구장님께' 공개편지를 쓰는 등의 노력을 펼쳤고 이러한 노력은 불교계신문과 카톨릭신문등에 기사화되었다. '교황방문도시'에 대한 비난여론이 들끓자 서산시는 '교황방문도시' 명칭 사용을 단념하기에 이르렀다. 다만 천주교순례길 이정표등에는 아직도 '교황방문도시'로그가 들어간 설치물들이 남아있다. 서산시의 정체성을 하루아침에 변질시킨 이 사건은 공무원들이 지역문화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천박한가를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서산시는 순례객이 많이 찾아 올거라는 희망에 기대어 막대한 세금을 쏱아 붓고 서산시의 정체성을 하루 아침에 훼손 시켰다. 모든 시민의 입장을 고려해야 할 지자체가 특정 종교를 노골적으로 대변하는 이러한 행위는 국민의 갈등과 분열을 일으킬 뿐이다.
 
서산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서산은 가야산을 중심으로 유구한 불교문화를 꽃피웠던 불교성지다. 특이하게도 평지에 건립된 해미읍성은 동서남북에 성을 보호하는 미륵불을 세워 읍성의 안전과 안녕을 도모하였다. 그것을 비보풍수라고 하는데 4기의 미륵불 가운데 동쪽의 산수리 미륵은 팔십년대에 도난당하여 현재 호암미술관 정원에 모셔져있다. 몇 년전 산수리 주민들이 칠천명의 서명을 받아 호암미술관측을 방문하여 반환을 요구하였으나 아직도 되찾아오지 못하고 있다. 해미읍성을 축조하는 데는 여러 마을 주민이 참여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그당시 승려들이 빈번하게 나라의 공사에 동원되었던 것을 감안하면 해미읍성 축조 작업에도 승려들이 참여하였을 것으로 본다. 서산시는 천주교성지화에 쏱는 정성의 반만이라도 미륵비보풍수같은 역사적 사실을 안내판에 새기고 산수리 미륵불 반환운동에 관심을 갖기 바란다.

(위 우측부터)교황방문도시 로그가 들어간 관광안내판 -교황그림-해미IC를 나오면 보게되는 간판-로그가 들어간 기념품들 (사진출처 : 허정스님)

서산은 화가 안견의 고향이고 무학대사가 태어난 곳이기도하다. 서산시는 무학대사의 탄생을 기념하여 '무학로'라는 도로명을 만들어 놓았다. 무학대사의 어머니가 아기를 낳고 관아에 끌려갔는데 그 사이에 학(鶴)이 아기를 품고 있다가 춤을 추며 날아갔다고 하여 아기의 이름이 무학(舞鶴)이 되었고(출가후에는 무학(無學)이라 했다) 학이 날아가다가 빙빙 돌아간 곳을 '학돌재(학돌초등학교 부근)'라 불렀다. 서산시는 '안견로'를 만들고 '안견기념관'등을 만들어 안견에 대한 다양한 문화행사를 하고 있지만  무학대사에 대해서는 '무학로'라는 도로명지정에 그칠뿐 무학대사와 관련한 행사는 전무하다. 서산불교계는 7년전부터 해마다 연등축제를 해미읍성에서 개최하고 있는데 해미읍성과 연등행렬이 어울어진 아름다운 연등행사에 서산시민의 호응이 뜨겁다. 해미읍성을 특정종교의 성지로 만들 것이 아니라 모든 종교와 문화가 만나는 화합의 장소로 만드는 것이 해미읍성의 가치를 드높이는 일임을 서산시는 알아야한다.
 
최근 '천진암 성지 광주 순례길'에 대한 뉴스는 '교황방문도시'의 악몽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천주교인들을 숨겨준 댓가로 억울하게 죽어간 천진암 스님들의 역사를 지우고 천진암 일대를 천주교성지화하고 있는 것에 국민들은 심한 배신감을 느낀다. 천주교는 양심을 져버리는 종교, 배은 망덕한 종교로 추락할 것인가? 천주교측에서 서소문성지로 부르는 서소문공원도 특정 종교의 이해를 쫓기보다는 우리민족의 역사공원으로 조성했어야했다. 제주도 조천읍은 보우스님이 입적한 곳으로 알려졌는데 이곳도 천주교측은 순례길(김기량길)로 만들어 놓았다. 제주 불교계가 보우스님에 대한 순례길을 만들고 싶어도 이제 천주교와의 마찰이 우려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천주교인들은 스님 99명이 걸어간 역사가 있는 길도 마지막으로 천주교인 1인이 걸어간 길이라면 그 곳을 천주교순례길로 만들어 놓는다. 한반도 곳곳에 금을 그어 천주교순례길을 만들어 놓음으로서 종교간 마찰의 씨앗이 되고 타종교의 역사를 뭍어버려서 결과적으로 역사를 왜곡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쥐는 벽을 잊으나 벽은 쥐를 잊지 않는다는 말이있다. 순례길을 만드는 일은 자신의 종교를 위하는 일 같지만 '천진암 성지 광주 순례길'은 종교인으로서의 양심을 져버린 배은망덕한 일이다. 양심을 져버리고 은혜를 져버린 순례길에서 국민과 천주교신자들은 과연 무엇을 배우며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겠는가? 천주교가 천진암의 흔적을 없애버리는 대신에 천진암을 복원하여 불교계에 기증하거나 역사를 공부할 수 있는 장소로 남겨두면 어떨까? 그렇게 되면 천진암 성지는 다양한 종교를 가진 국민들이 방문하고 싶어 하는 진정한 성지가 될 것이다. 천주교인들이여! 천주교가 국민들에게 존경받고, 천진암 스님들의 은혜를 갚고, 종교간의 화합을 이룰 수 있는 길이 열려있다. 부디 그 길을 가시라.  

천진암 터 위에 자리한 천주교 창립 5인의 묘역 (사진출처 : 허정스님)

허정스님 (전 천장사 주지) budgat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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