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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복지, 불교계가 앞장서자

기사승인 2021.07.16  21: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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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국에서는 그동안 척추동물만을 대상으로 했던 동물복지법을 게나 가재와 같은 갑각류와 낙지나 문어와 같은 두족류까지 포함시키는 강화된 개정안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개정안에 따르면 뜨거운 물에 게나 바다가재를 산채로 넣어 삶거나 조리하는 것이 금지되고, 또 유통과정에서 이들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도 할 수 없도록 한다고 합니다.(랍스터 얼린 식당, 678만원 벌금···英선 산채로 못 삶는다 2021.7.9. 중앙일보 https://news.joins.com/article/24101724)
 
사실은 이미 2018년에 스위스는 랍스터를 끓는 물에 산채로 넣어 삶거나, 얼음위에 올려 수송하는 것을 금지시킨 바가 있고, 2017년에는 이탈리아 대법원이 랍스터의 집게를 끈으로 묶어 얼음에 보관하던 한 식당을 동물학대로 인정하여 5000유로의 벌금을 부과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노르웨이에서는 연어를 절단하기 전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해 마취시킨 다음 전기 충격을 가하게 하고, 독일에서도 물고기도 감각이 있는 동물로 규정하는 등, 이미 많은 나라에서 물고기도 포유류와 같은 기준에서 보호하려는 추세에 있습니다.

실제로 유럽의 일반 가정에서는 어류를 포함한 어떤 동물도 산채로 조리하는 경우를 볼 수 없습니다. 비록 게나 가재와 같은 갑각류는 살아있지 않으면 시장에서 유통될 수 없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사서 산채로 먹거나 조리하지 않습니다. 조리 전에 반드시 기절시켜서 그들이 받는 죽음의 고통을 최소화하는 절차를 지키지요. 그리고 그것이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여깁니다. 물론 일부 지역에서 어민들이 물고기나 문어를 포획한 즉시 머리를 잘라 바다에 버리고 몸통이나 다리만 취하는 섬뜩한 경우가 있기는 합니다.

자료_동물권단체들 참여한 '산천어살리기운동본부' 기자회견,이미지출처 : 애니멀라이트(http://www.animalrights.kr)

이처럼 동물복지를 어류에까지 확대하려는 이유는 그들도 고등신경계를 갖추고 있어서 고통을 인지하기 때문에 이를 산 채로 삶는 행위는 과잉 학대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들의 생체구조가 인간과 다르기는 하지만 의식을 느끼는 신경기질은 근본적인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더구나 동물뿐만 아니라 식물도 감각과 의식을 가진다는 최근 과학계의 연구결과도 있으니 물고기라고 다른 동물과 다를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고통을 감지할 줄 아는 생명들에게 인간이 강자의 입장에 있다고 그들에게 불필요한 고통과 위해를 가하는 것은 참으로 옳지 않습니다. 

그래서 서구에서는 인간을 위해 희생되는 동물들을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편안히 해주고, 희생의 고통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산자나 소비자가 생명을 존중하는 인식을 가지도록 계몽하는 일과 함께, 동물복지 차원에서 사육환경·어획방법·유통방법 등의 개선, 그리고 고통의 최소화를 위한 장치나 도구의 개발에도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동물보호법은 동물을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신경체계가 발달한 척추동물'로 규정하고 있어서 아직까지 어류는 보호대상이 아닙니다. 물론 파충류·양서류·어류의 경우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관련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대통령령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는 있습니다만 그렇게 시행한 사례가 없지요. 이를 보면 동물복지 의식이 서구와 비교하면 여간 뒤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 우월주의 사조가 주류를 이루는 서구보다 전통적으로 자연에 순응하는 사고를 가진 우리가 오히려 그들보다 의식수준이 못하다는 것이 정말 부끄럽습니다.

요즈음 각종 지방자치단체에서 벌이는 축제의 단골메뉴가 '물고기잡이체험'이고, 낚시인구도 8백만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먹고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취미나 오락으로 물고기를 포획하고 고통 받게 하는 일이 아무런 죄의식이나 미안함도 없이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더구나 각종 방송채널의 낚시프로그램은 생명의 존중이 아닌 경시를 부추기고 있는 듯합니다. 

그리고 산채로 난도질해서 꿈틀거리는 낙지라야 먹을 만하고, 해물탕 문어는 산채로 들어가야 제 맛이라고 하는 잔인하고 포악스런 모습을 우리는 행복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더구나 이런 비인도적인 만행이 음식점은 물론 가정에서까지 벌어지고, 또 그런 섬뜩한 장면들이 소위 '맛집'과 '먹방'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채널만 돌리면 종일이라도 시청이 가능한 야만의 세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 불교환경연대, 신대승네트워크 등 불교 및 시민단체들은 6월 2일 (수) 오후 1시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조류독감 살처분 제도개선 촉구 및 희생동물 추모기도회를 봉행하였다. (사진출처 : 불교환경연대)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심각한 사회현상에 대하여 '산목숨을 해치지 말라'는 제일의 의무계율을 지니고, 천지동근(天地同根)과 일체중생의 평등을 말하는 불교도들이 아무런 목소리도 내지 않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산천어축제장'에서 물고기 대량 학살에 항의하는 사람들은 일반시민이지 거기에는 불교가 없습니다. 얼마 전에 불교환경연대를 비롯한 불교계 단체가 '가축살처분금지운동'에 동참한 일을 제외하면 동물복지운동에 참여하고 앞장서서 실천하는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소위 불자라는 우리가 생명존엄에 대한 인식이 서양인들만 못하고, 일반인들만도 못하대서야 말이 되겠습니까? 지금이라도 종단과 교단이 나서야만 합니다. 

박/호/석/의/노/심/초/사
불교포커스 여시아사(如是我思)

세상에 그 어떤 종교나 철학보다도 불교가 수승한 것은 보편적이고 객관적이며 과학적 추증성까지 지닌 우주만유의 진리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국불교는 천 년이 넘게 우리의 정신과 삶의 바탕이 된 비교우위의 역사와 문화적 전통도 가졌습니다. 그럼에도 최근 우리불교가 추락하고 있는 현실이 이해되지 않아 답답해 하면서 '부처님은 어떻게'를 염두로 이 문제를 풀어보고자 합니다.

필자는 자연과학자로 프랑스에 유학하고 농협대학 교수로 재직하였다. 대학생 시절 洪幻星 법사를 은사로 불교에 입문하여 古庵,九山, 杲山스님에게 수계하고, 修不스님에게 간화선을 배웠다. 퇴임후에는 인재양성만이 불교를 살리는 길이라고 군법회에 전념하면서, <니까야>공부와 불교 걱정으로 소일한다.

박호석, 전 대한불교삼보회 이사장 budgate@hanmail.net

<이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이메일(budgate@daum.net)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불교포커스'에서 생산한 저작물은 누구나 복사할 수 있으며, '정보공유라이센스 2.0:영리금지 개작금지'에 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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