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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재난지원금

기사승인 2020.05.03  19: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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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계종의 재난지원금 기부소식을 듣고

조계종은 5월1일 보도자료를 내고 “조계종 중앙종무기관 및 산하기관 소임자를 비롯해 중앙종회의원, 전국 본말사 소임(주지, 국장 등)을 맡고 있는 스님 5000여명은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전격 기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법보신문) 이런 기사가 발표되자 댓글에서는 조계종스님들을 칭찬하는 댓글이 연달아 달렸다. '기독교나 천주교도 따라 해야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표시하는 댓글도 보인다. 자신에게 들어오는 몫을 스스로 기부를 하겠다면 누가 반대할 것인가? 그러나 이번 종단의 결정은 대다수 승려들의 동의를 거치지 않은 일방적인 결정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심각하게 말하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누려야할 권리를 종단이 탈취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대한불교조계종에는  1만3000여명의 승려가 있다. 종단에서 재난지원금을 사회에 기부하려면 만여명의 스님들에게 '기부에 찬성하는 스님들은 법명과 본사를 적어 보내주셔요'라고 문자를 보냈어야 했다. 종단은 충분히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응답자 중에서 50%나 40%가 동의하여 기부를 하게 되었다면 정말 자랑스러웠을 것이다. 그런데 종단은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고 “스님 5000여명은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전격 기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소임자 몇 명이 결정 해놓고 마치 5000명의 스님들이 동의한 것처럼 발표한 것이다. 

나는 소임을 맡고 있지 않기에 문자를 받지 못하였다. 그런데 확인해보니 말사주지를 맡고 있는 스님들도 발표가 나기전에 어떠한 문자도 받지 못했노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전국비구니회가 비구니스님들에게 종단에서 결정된 사항을 따르라는 문자를 보낸 것도 신문발표가 나가고 난 뒤라는 것이 밝혀졌다. 재난지원금이 종단에서 주는 것이라 해도 기부한다고 발표하려면 승가대중의 동의를 거쳤어야 한다. 하물며 나라에서 주는 지원금을 종단의 몇 사람이 마음대로 결정하여 기부한다고 발표하는 것은 범죄에 가깝다. 

종단이 결정했으니 따르라는 식의 종무행정을 펴온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초파일을 연기하는 문제도 집행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이고, 승려분한신고 때 유언장을 쓰게 하거나 승려복지분담금을 내게 한 것도 종도들과 소통없이 지시한 것이다. 이렇게 권위적이고 비민주적으로 종단이 운영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종단의 구성원들이 승가라는 단체가 어떤 것인지 승가의 정체성을 알지 못하고 승가의 운영원리를 모르기에 발생한 것이라고 본다. 

유교문화와 상명하복(上命下服)의 군대문화가 절집안에 들어와 행자 때부터 군기를 잡는 것이 절집문화인 것처럼 곡해되었고, 비구니 스님들은 세간의 시집살이 보다 더 혹독한 행자생활을 해야했다. 자유로운 토론과 의사소통이 발휘되지 못하고 일방적인 주입식교육과 선후배 사이의 서열이 강조 되었다. 1994년에 만들어진 종헌종법도 승가의 정체성을 세우고 승가의 운영원리에 맞추어 만들어진 법이 아니어서 종헌종법을 내세울수록 권위주의가 득세하고 몇몇사람이 결정한 것을 종도들이 무조건 따라야하는 일방통행 종무행정이 자리잡게 된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전통이 절집안에서는 너무 자연스러워 잘못됐다는 인식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종단의 재난지원금 기부선언은 사회인들이 입이 닳도록 칭찬하고 다른 종교가 부러워 할지라도 승가 내부의 입장에서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종단이 쉽게 결정하여 발표한 것은 '사찰 소임자들은 종단의 명령을 거부하지 못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주지 소임을 맡고있는 승려들은 종단의 말을 듣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불안함을 가지고 있다. 승려들이 맡고 있는 자리를 이용하여 압력을 가하는 수법은 그동안 종단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잠재우는데 효과적으로 사용되어져 왔다. 내가 충청도 사찰의 주지를 할 때도 종단은 주지자리를 거론하며 종단에 대한 비판적인 글쓰기를 중단하라고 압박했다. 

기부한다는 것에 승려들이 동의한 적이 없으니 승려들이 재난지원금을 신청하여 수령한데도 종단에서는 막을 방법이 없다. 재난금을 수령하여 각자의 방식으로 좋은 일을 할 수도 있다. 결국 종단의 생색내기 선언에 그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러한 기부선언은 잠깐 사회인들의 칭찬은 이끌어 낼 수 있어도 승가가 화합하고 사회의 의지처가 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자발적으로 행동하라는 부처님의 뜻에 어긋난다. 

종단은 이번일에 대해 승가대중에게 참회해야 한다. 그리고 민주적인 승가공동체가 되도록 출가자들에게 가장 먼저 율장을 가르치고 종헌종법을 개선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허/정/스/님/의/부/처/님/을/따/라/거/닐/며
불교포커스 여시아사(如是我思)

벌써 4번째 인도성지순례다. 인도의 기후와 도로 사정 등은 순례자에게 만만치 않지만 성지순례를 시작하는 가슴은 늘 설렌다. 스승의 발걸음을 쫓는 일은 매번 새로운 발견을 선물하기 때문이다. 첫 순례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돌아다녔기에 고생한 기억밖에 없다.

두 번째는 그래도 책을 들고 꼼꼼히 찾아 다녔다. 정보가 많지 않아 크게 느낀 것은 없고 다만 부처님의 열반지에 가서 우울증 같은 걸 겪었다. 세 번째는 나를 포함한 스님들 여섯 명과 노트북을 가지고 다니며 경전을 읽고 토론하는 성지순례를 했는데 그 때가 가장 의미 있었다. 그런데 그 순례도 중간에 순례자 한명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기는 바람에 미완의 순례가 되고 말았다.

이 번에는 많은 시간을 가지고 홀로 떠났다. 성지순례후기까지 쓸 작정을 하고 와서 그런지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성지를 알게 되었고 잘 안다고 생각했던 성지에서도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번 성지순례에서 느꼈던 소감을 공유하고자 한다.

허정스님_전 천장사 주지 budgat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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