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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님이 내려와야, 종단이 내려놓아야, 제가 내려갑니다

기사승인 2018.12.08  17: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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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8일 고공농성 26일차...동국대 고공농성 안드레의 투쟁일기 ⑭

사진제공=안드레.

연일 이어지고 있는 한파와 강풍이 무섭습니다. 얼어붙은 칫솔을 녹여 양치를 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새벽에 바람이 불어 조명탑이 흔들릴 때는 깜짝깜짝 잠이 깹니다. 추위에 침낭과 작은 온풍기에 의지해서 하루 종일 누워있다 보면 내가 왜 이곳에 있는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정신이 혼미해질 때쯤 마음 한 구석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의지가 생깁니다.

농성장이 꽁꽁 얼었습니다. 조명탑에 있는 액체란 액체는 모두 얼었습니다. 물티슈도 얼었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마실 물이 없어 온풍기에 물을 녹여 마십니다. 힘들지만 그래도 한태식 총장의 연임저지와 총장직선제 실현으로 동국대가 민주화되기를 꿈꾸며 이를 악뭅니다.

총장님은 아실까요. 총장 취임 첫 해부터 마지막 해까지 길거리에서 목숨을 걸었던 학생들의 절박함을…. 이사회와 법인 관계자분들은 아실까요. 명백한 종단개입 사태에 학생들이 고통 받았던 시간들을…. 무시하고 회피한다고 학생들의 투쟁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작은 온풍기가 꽁꽁 언 물을 조금씩 녹이듯이, 귀와 눈이 닫힌 채, 꽁꽁 얼어붙은 동국대는 학생들의 정당한 요구와 외침으로 조금씩 녹고 있습니다.

사진제공=안드레.

날이 춥고 조명탑이 너무 흔들리면 침낭 속에 들어가 누워 있습니다. 외롭고 질긴 시간은 더디게만 흘러갑니다. 그 때마다 많은 분들이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십니다. 저번 목요일 문화제와 금요일 민교협 기자회견이 참으로 힘이 되었습니다. 학과 선배님도 여러모로 도움을 주시려고 노력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지나가시는 학우님들의 응원이 마음을 따뜻하게 합니다.

민교협 기자회견에 있던 피켓팅 문구가 인상 깊습니다.

‘보광스님 내려와야, 안드레도 내려온다’

욕심을 버리고, 자리를 내려놔야 합니다. 그래야 모두가 살 수 있습니다. 살고 싶습니다. 내려가고 싶습니다. 총장님이 내려오셔야 합니다. 종단은 내려놓아야 합니다. 욕심이 아닌 상식과 정의가 가득한 동국대가 되기를 염원합니다.

민교협과 대학원 노조, 대학민주화를 위한 전국대학생연석회의 등이 7일 진행한 기자회견 현장. '보광스님 내려와야 안드레도 내려온다'는 문구가 눈길을 끈다.
동/국/대/고/공/농/성/안/드/레/의/투/쟁/일/기
불교포커스 여시아사(如是我思)

안드레 전 회장이 2018년 11월 13일 동국대 만해광장 옆 20m 높이 조명탑에서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총장 보광스님의 연임 저지 및 총장 직선제 시행을 통한 학내 민주주의 구현을 구호로 내걸었다.

3년 전 총학생회장을 역임한 그는 왜 지금까지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것일까? 왜 하필 고공농성이라는 극한의 투쟁방식을 선택했을까? 그가 바라는 동국대학교의 미래는 무엇일까? 하늘에서 쓰는 안 회장의 일기를 정기 게재한다.

2014년 동국대 총장선거 종단 개입 사태 이후 총장의 논문표절을 비롯한 이사들의 각종 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학내 정상화를 촉구하며 4년 넘게 투쟁을 이어왔다. 2015년 동국대학교 사회과학대 학생회장, 2016년 제48대 총학생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불교시민사회 연대기구인 '불교개혁행동' 간사를 맡고 있다.

안드레 동국대 48대 총학생회장 budgat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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