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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그들이 우리를 짓밟을수록 목표는 더욱 간절해진다

기사승인 2018.12.06  08:4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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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국대 총장 선거 종단개입 사태 4년ㆍ안드레 전 총학생회장 고공농성 24일…농성장 지킴이의 소회

지난 2015년 9월 17일, 동국대학교 만해광장에 2,000명이 넘는 학생이 모여 학생총회를 열고, 당시 이사장과 총장 보광스님의 사퇴 촉구한 바 있다. 2016년에도 학생들은 학생총회를 열고 보광스님의 퇴진을 요구했다. 하지만 보광스님은 물러나지 않았고 올해로 임기를 다 채웠다. 불교포커스 자료사진.

벌써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동국대학교에 입학했던 2015년, 학교는 총장선거 종단개입 사태로 시끄러웠다. 새내기로서 이 문제를 처음 마주 했을 때는 지금까지 투쟁이 이어질 줄 몰랐다. 취임 전, 종단개입과 한태식 총장의 논문표절 논란이 불거졌고, 당시 학생들은 총장 취임에 반대하며 농성으로 강하게 맞섰기 때문이다. 설마 이렇게 많은 학생들의 목소리를 짓밟을까, 당연히 안 되겠지 생각했다. 대학이 민주적인 공간이라고 착각했던 것이다.

그 이후로 4년간, 수많은 투쟁이 있었다. 등록 거부 운동도 했고, 도보로 지역 사찰들을 돌아다니며 동국대 사태를 호소하기도 했다. 수천여명의 학생들이 모여 두 번의 학생총회를 진행했고, 김건중 전 부총학생회장은 50일간 단식 농성을 했다. 많은 학생들이 삭발을 했고, 피켓팅 등의 선전전, 성토대회를 비롯한 집회, 기자회견은 그 수를 셀 수도 없다.

처음에는 사실 감정적인 분노가 컸다. 자질도 없는 사람이 총장선거의 민주성을 무너트리며 총장 자리에 오르다니, 당연히 잘못을 지적해야 한다고, 결국 한태식의 권력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학의 권력구조는 생각보다 더 견고했다. 이사회, 총장의 권력, 그리고 그를 좌우하는 종단의 권력, 대학기관의 문제까지….

교육부는 '사립‘학교라는 이유로,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이유로 책임을 방기했다. 대학은 학문을 배우는 공간이라는 기본적인 책임을 망각했다. 막강한 권력을 가진 이사회는 13인 중 9인이 조계종 승려로 임명되고, 조계종단의 권력에 따라 움직였다. 적폐 세력에 의해 망가져가고 있는 조계종단의 영향 하에서, 동국대학교는 종단 권력다툼의 장이 되었다. 그리고 권력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학교 속에서 학생들은 항상 배제되었다. 동국대학교 총장 사태는 이를 단편적으로 보여주었던 사례 중 하나였을 뿐이다. 우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이것이 결코 한태식이라는 사람 개인과의 싸움이 아니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2015년 9월 17일 학생총회 당시 만해광장의 모습. 불교포커스 자료사진.

학생들은 이처럼 견고한 권력의 벽에 맞서 4년을 싸웠다. 그리고 지금 또 다시,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벌써 안드레 전 총학생회장이 조명탑에 오른 지 24일(12월 6일 기준)이 지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더 무거워진다. 농성에 대한 고민을 시작할 때, 앞으로의 힘든 생활이 그려지면서도 반대하지 못했다. 총장을 선출해야 하는 시기임에도 이사회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결정된 것이 없다는 말만 하고 있으니까. 학생들의 의견은 듣지 않고, 비민주적인 지난 선거를 반복하려 하니까. 그 와중에 한태식은 또 연임의 욕심을 드러내고 있으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이 없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동국대학교는 절대 변하지 않을 거 같았다. 그렇게 학생들은 쉽지 않은 길을 택했다.

농성을 시작하고, 기자회견이나 문화제에서 ‘학생들의 간절한 외침에 꼭 함께 해달라’는 이야기를 참 많이 하게 된다. 총장선거에 조계종이 개입하면서부터 4년이라는 시간동안, 철저히 망가진 동국대학교에서, 학생들을 비롯한 구성원들은 의견을 제시할 수조차 없이 배제 당했다. 잘못 끼운 첫 단추부터 바로 잡아야 했다. 민주적인 학교를 위해서는 지난 과오를 끊어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를 위해서 한태식 총장의 연임을 반드시 저지해야 하고, 총장 직선제를 실현해 한다. 학교의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우리의 요구는 너무나 정당하고 확실하다.

사진은 첫 눈이 내린 지난 11월 24일 농성장 전경.

하지만 한태식 총장과 학교 본부는 우리의 요구를 짓밟다 못해 삭제하고 있다. 고공농성 이후 학생들에게 참여를 호소했던 입장서, 총장직선제와 한태식 총장 연임 반대 요구를 알리는 현수막은 모두 철거당했다. 우리가 게시한 선전물은 곧바로 학교에 보고된다.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요구안에 대한 토론을 하기보다 손쉽게 지워버리기를 택한 것이다. 이렇게 권력과 권력에 부역하는 자들이 우리를 부정할 때마다 더더욱 학생들의 요구가 정당하다는 것이 확인되는 것 같다. 그래서 짓밟을수록, 우리가 사라지기를 바랄수록 더욱 학내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겠다는 목표가 간절해진다.

물론 한태식 총장 연임 저지나 총장직선제가 완결은 아니다. 그 이후에도 무수히 많은 과제가 존재하겠지만, 이 투쟁이 동국대학교 민주주의의 시작일 것이라 믿는다. 농성이 장기화되면, 어려운 부분이 많아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변하지 않는 학교, 학생들을 논의의 대상으로 설정하지도 않는 학교를 바꾸기 위해서 우리는 더욱 강하게 맞설 것이다.

PS. 학교의 탄압으로 인해 고공농성과 요구에 대한 선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힘을 보태고 함께할수록 동국대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으니, 고공농성에 많은 응원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추운 날씨에 흔들리는 조명탑에서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는 안드레 전 총학생회장과 농성장 지킴이들은 지나가는 학생들의 응원에 큰 힘을 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보내주신 연대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더 많이 함께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예진_미래를여는동국공동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 budgat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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