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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락한 한국불교 되살리겠다”…‘청정승가탁마도량’ 출범

기사승인 2017.11.09  19:3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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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승가탁마도량 상임대표로 선출된 원인스님.

한국불교의 새로운 지향점을 제시하고 종단의 바람직한 운영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승가모임 ‘청정승가탁마도량’이 출범했다. 상임대표는 수도암 선원장 원인스님, 공동대표는 전국선원수좌회 부의장 원근스님ㆍ실천불교전국승가회 명예대표 퇴휴스님ㆍ전국푸른수행자회 회장 증악스님이 맡았다.

청정승가탁마도량은 9일 오후 2시 서울 장충동 우리함께빌딩 2층 카페 기룬에서 창립법회를 열고 출범을 선언했다. 청정승가탁마도량은 조계종 적폐청산을 요구해 온 사부대중의 의지를 새롭게 구현하고 동력을 이어가고자 지난 촛불법회, 범불교도대회 등에 참석한 스님들을 중심으로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3개월간 출범을 준비해 왔다.

청정승가탁마도량은 이날 법회에서 회칙제정 및 임원선출, 사업계획 발표 등을 진행했다. 고문에 청화ㆍ법타ㆍ원행(월정사)스님, 지도위원에 현진ㆍ효림ㆍ영일ㆍ보타ㆍ지원ㆍ종광ㆍ우성ㆍ원만ㆍ법현ㆍ이암ㆍ법일ㆍ법안ㆍ지명ㆍ계성ㆍ종운ㆍ원행(통도사)스님을 추대했으며, 상임대표에 원인스님, 공동대표에 원근ㆍ퇴휴ㆍ증악스님, 운영위원장에 부명스님, 기획위원장에 허정스님을 각각 선출했다.

상임대표로 선출된 원인스님은 인사말에서 “훌륭한 스님들과 함께 청정승가탁마도량을 출범하게 되어 참으로 기쁘다”면서 “한국불교가 새롭게 태어나는 좋은 불사 성취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청정승가탁마도량 고문에 추대된 조계종 전 교육원장 청화스님.

고문에 추대된 조계종 전 교육원장 청화스님은 축사에서 ‘배움은 먼저 스스로를 바르게 한 뒤 남을 바르게 하는 것이다, (학선자정 연후정인, 學先自正 然後正人)’, ‘탁하고 검은 법은 끊어버리고 다만 맑고 깨끗함을 배워야 한다, (단탁흑법 학유청백, 斷濁黑法 學惟淸白)’는 법구경의 가르침을 언급하며 “이는 모든 수행자가 갖추어야 할 정신적 자세다. 모든 수행자가 이와 같은 기본 자세를 확고히 정립했다면 오늘날 종단을 둘러싼 염려는 진즉 불식되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지난 총무원장 선거에서 논란이 된 ‘은처자 의혹’을 염두한 듯 “엄격한 우리 비구 종단에 국가 출산정책에 기여하는 스님이 많다는 것은 가장 큰 치부”라고 비판한 스님은 “문제가 많다는 것은 곧 새로운 불교 태동의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종단의 타락은 조계종이 새로 태어날 수 있는 기반이 되기도 한다”면서 “오늘의 청정승가탁마도량 출범이 종단 활로와 방향을 모색하는 새로운 불교의 탄생으로 이어지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허태곤 조계종 적폐청산 신임연대 공동대표도 “10여 차례 이어진 촛불법회와 범불교도대회, 범불자결집대회 등을 통해 한국불교 적폐가 낱낱이 드러난지 오래”라며 “회광반조로 탄생한 청정승가탁마도량이 참 수행자가 나오는 토양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정승가탁마도량은 9일 오후 2시 서울 장충동 우리함께빌딩 2층 카페 기룬에서 창립법회를 열고 출범을 선언했다.

법회 참가자들은 원근스님이 대표 낭독한 창립취지문에서 “조계종에 대한 국민적 신뢰도는 점차 떨어져 불자 300만 명 감소와 출가자 급감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 봉착했다. 출가공동체의 정신은 사라지고 각자도생하는 문화가 종단 내에 만연해 있으며, 율장정신은 상실되고 종헌종법마저 온전히 집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한 뒤 “우리는 청정승가탁마도량 출범을 통해 한국불교의 새로운 지향점을 제시하고 종단의 바람직한 운영방안과 4차 산업혁명시대에 부합하는 승가상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통합종단을 일군 불교정화운동과 94년 종단개혁을 조계종의 근간으로 꼽은 이들은 주요 사업계획으로 △사찰재정 투명화를 위한 시스템 구축 △출가에서 입적까지 모든 승려들의 복지실현 △선거ㆍ인사 등 종단 내 불합리한 제도 변화를 통한 민주적 운영풍토 조성 △통불교 시대의 조계종 정체성 확립 △청정승가를 위한 교육ㆍ수행환경 조성 △사회적 약자보호 및 갈등해소를 위한 대사회적 지침 마련 등을 제시한 뒤 “파사현정과 절차탁마의 자세로 쇠락해가는 한국불교 승가의 밝은 미래상을 구현코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1700년이라는 한국불교의 장엄한 역사와 선지식들의 수행종풍을 수호함으로써 시련의 시기를 맞은 한국불교에 희망의 빛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종도들에게 희망을 주는 승가 국민들에게 신뢰받고 존경받는 승가의 모습을 구현하고자 끊임없이 정진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창립법회가 끝난 뒤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지난 9일 조계종 중앙종회에서 만당스님을 비롯한 일부 종회의원들이 수좌회의 촛불법회 참석을 이유로 봉암사 예산 삭감, 법회 참여자 징계 등을 거론한 것에 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퇴휴스님은 “그와 같은 징계가 만일 현실화 된다면 이번 선거에서 지속되어 온 우려가 곧 현실이 되는 셈”이라고 답했다.

수개월 간 이어진 개혁운동에 대해 “종도들의 언로가 반영될 수 없는 현 종단구조 속에서 촛불법회라는 형식을 통해 종단의 모순점을 개선하자는 주장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한 퇴휴스님은 “징계를 운운하기보다는 종도들의 요구를 어떻게 수용할지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35대 집행부의 바른 길이다”고 강조했다. 

이날 창립법회에는 청화스님과 원인ㆍ원근ㆍ퇴휴ㆍ증악스님을 비롯해 중앙종회 부의장 이암스님,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명예대표 법안스님과 공동대표 일문스님,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법일스님, 여의도 포교원장 현진스님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김정현 기자 budgat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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