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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대선후보의 입장은?

기사승인 2017.04.25  17: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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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단체, 대선 후보 질의응답 공개…“차별금지법 제정이야 말로 사회통합의 시작”

5.9 대선을 앞두고 ‘차별금지법’이 쟁점이다. 차별과 혐오가 우리사회 심각한 문제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차별금지법 제정 요구가 높아졌고, 불교계 또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차별금지법 입법을 돕겠다”고 공개적으로 나서는 등 법 제정 찬성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보수 기독교계를 비롯한 일각에서 ‘동성애’에 대한 교리적 해석 등을 이유로 법 제정을 반대하고 있어 논란이 지속돼왔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지난 4월 5일 주요 대선후보를 상대로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질의서를 발송,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민중연합당 김선동 등 네 명의 후보로부터 답변을 받았다. 이들은 25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각 후보자의 답변을 공개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25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후보들의 차별금지법에 관한 답변을 공개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 따르면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겠다고 답변한 후보는 김선동, 심상정 후보 둘 뿐이었다. 유력 주자로 꼽히는 문재인, 안철수 후보는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후보는 “차별로 인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는 피해자가 있는 만큼 국가차원에서 이를 예방하고 바로잡아야 할 필요성에 공감한다. 평등을 저해하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은 정책을 마련하겠다”면서도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사실상 유보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과거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약속한 바 있는 문 후보는 지난 2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의 비공개 면담 자리에서 “현행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다른 성적 지향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배제되거나 차별되어서는 안 되도록 규정되어 있으므로, 추가 입법으로 인한 불필요한 논란을 막아야 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안철수 후보도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는 국제인권조약기구들의 권고를 충실히 이행하겠다”면서도 “사회적으로 여러 의견이 있어 공론화와 합의를 거쳐야 한다”고 답변하는 등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안 후보 역시 2012년 대선후보 인권공약 검증토론회와 2016년 한국여성단체연합 공개질의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한 바 있어, 이 같은 대답은 과거에 비해 한 발짝 물러난 모양새로 비춰진다.

참가자들이 기자회견문 낭독에 앞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는 모습.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유로 법 제정을 유보하는 태도는 차별받는 소수자를 억압하고, 차별을 선동하는 일부 세력을 돕는 모순된 자세임을 지적했다. 이들은 “사회적 소수자들은 차별과 모욕, 위협과 불안을 견뎌내며 매일을 살아내고 있다. 두 후보가 사회적 합의를 말할 때 염두에 두는 것은 우리 삶과 존엄성을 반대하는 일부 보수 기독교 집단 등 차별 선동세력임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차별선동 세력이 되레 활개를 치고 소수자 인권에 대한 ‘반대’가 존재하는 이 현실은 오히려 차별금지법을 통한 차별 구제와 혐오표현 규제의 필요성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며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차별금지법 제정을 할 수 없다는 변명이 모순적일 뿐 아니라 비겁한 이유”라고 꼬집었다.

또 차별금지법 제정이 일부 소수자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차별을 겪게 되는 다수 국민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임을 강조했다. 이들은 “차별금지법의 수혜자는 국민대다수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겪는 사람은 국민의 절반이며 소위 명문대 졸업자를 제외한 대다수는 출신학교로 인한 차별을 경험하고, 누구나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나이가 ‘적다’ 혹은 ‘많다’는 이유로 차별을 경험한다”고 설명한 뒤 “차별이 만연한 사회에서 존엄과 기회를 잃는 것은 소수자뿐만이 아니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위험을 피해갈 수 없다”고 경고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함께하는 힘으로 부패한 대통령을 끌어내린 이 시대, 우리는 일부 적폐세력의 이해관계보다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대통령을 원한다”며 “유엔 등 국제인권조약기구들의 권고가 이어지고 있고 각계각층 시민사회의 차별금지법 제정 요구가 날로 거세지고 있는 만큼 각 대선 후보들은 지금 당장 차별금지법 제정을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2010년 25개 단체의 연대로 처음 구성된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지난 3월 23일 107개 단체의 연대로 그 규모를 확대해 재출범했다. 불교계에서는 나무여성인권상담소, 대한불교청년회, 불교생테컨텐츠연구소, 불교여성개발원, 불교인권위원회, 불교환경연대, 신대승네트워크, 전북불교네트워크,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ㆍ종교평화위원회, 종교와젠더연구소, 참여불교재가연대,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정현 기자 budgat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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