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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불교 부흥, 젊은 불자 양성에 달렸습니다”

기사승인 2013.12.04  21: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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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인도 보드가야 여래선원 원만스님

"뜻만 세우고 한일도 없이 14년 훌쩍"…내년 3월에 초등학교 개교

석가모니 부처님의 나라, 불교의 발상지 인도. 11억5천만 명의 인구 중 힌두교인이 81%, 이슬람교인이 13%를 차지한다. 이런 인도에서 불교가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중국과 인도가 남아시아권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가운데 불교의 전통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1950년대 암베드카르의 불교부흥운동에 이은 변화의 새 바람이 될지, 강대국의 팽창논리에 놀아나는 처지로 전락할지 기로에 선 것은 분명하다.

인도 보드가야의 라티비가(Ratibigha)라는 작고 가난한 마을에 여래선원을 열어 현지 청소년들의 교육과 함께 불교를 알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잠시 서울을 찾은 원만스님을 4일 만났다.

   
▲ 인도 보드가야 여래선원. 오른쪽에 보이는 붉은 벽돌건물이 내년 3월 문을 여는 '천수천안수자타학교'다.
원만스님은 내년 3월에 초등학교 하나를 개교한다. 인근 마을의 어린이 150여 명이 배우고, 먹고, 노는 공간이다. ‘천수천안수자타학교’라고 이름을 지었다. 2500여 평의 부지에 3층짜리 벽돌건물 2동의 골조공사가 마무리됐다. 한글학교도 이곳에 차릴 계획이다. 막바지 준비로 바쁜데 몸이 예전 같지 않아 휴식이 필요했다. 그래야 열흘 남짓이다. 6일 다시 인도의 아이들 곁으로 돌아간다.

수첩을 꺼내 메모를 하려하자 “특별하게 하는 게 없어요” 라며 손사래를 친다. 부처님이 대각을 이룬 곳에 불교의 싹을 틔워야 한다는 마음으로 14년 전에 부다가야에 왔는데, 이제야 학교를 열게 되었다는 게 흡족하지 않기 때문이다.

보드가야에서 정진하면 수행에 진척 있을까 했는데 어느덧 14년

“부처님이 대각을 이룬 보드가야에서 3년만 정진하면 수행에 진척이 있을 것 같다.” 이런 생각에서 보드가야에 왔고, 내친김에 인도 전역을 다녔다.

   
▲ 원만스님
“인도의 불교는 지금도 그렇지만 겨우 명맥만 잇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도의 고승들이 히말라야 설산을 넘고 고비사막을 건너 마침내 한반도에 불법이 이르도록 했는데, 이제 우리가 인도불교의 싹을 틔워야 하고, 그러기 위해 인도의 젊은이들에게 불교를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뜻만 세웠을 뿐 한 것도 없이 14년 됐네요.”

인도에 와 얼마 지나지 않아 여래선원을 열었다. 매주 일요일이면 150~200여 명의 마을 사람들이 이곳에 모여 법회를 봉행한다.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과일과 과자, 공책을 주니 이런 것들을 받는 재미에 온다. 언젠가 불교에 대한 자각심이 생기리라고 스님은 기대하고 있다. 마을에는 우물에 펌프를 설치해주니 어른들도 좋아한다. 현지의 대학생 7명이 법회를 돕는데, 스님의 어눌한 영어법문을 힌디어로 통역도 한다.

대학생들은 모두 여래선원에 살면서 인근의 석가모니 칼리지와 마가다 유니버시티에 다닌다. 학비는 스님이 전액 대준다. 대신 매일 1천배, 2시간 결가부좌, 도림스님이 힌디어로 제작한 법화경 사경, 법회를 보조해야 한다. 이후 이들이 학교의 아이들을 가르친다. 스님이 한국에 와있는 동안 여래선원을 돌보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인도는 힌두문화와 보수적인 전통이 있어 나이 든 사람보다 젊은이들을 교육시켜 불교의 인재로 키워야 합니다. 어려서부터 교육 기회를 제공하면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까지 스님의 도움을 받아 대학을 졸업한 이가 100명에 이른다. 함께 생활했던 사람 중 스님의 소개로 송광사 강원을 졸업한데 이어 동국대 불교학과에 재학 중인 티베트 출신의 스님도 있다.

인도불교 일어나는 조짐 보인다…대만·베트남·티베트불교 활발

원만스님은 인도불교에 변화 조짐이 보인다고 말했다. 몇 나라의 불교단체가 경쟁적으로 움직인다고 했다.

“그전에는 발전 가능성이 드러나지 않았는데, 몇 년 사이에 여러 나라에서 학교를 세워 인도 아이들을 공부시키고 출가시키고 있습니다. 대만, 베트남, 티베트의 카르마파가 활발한 모습을 보입니다. 인도불교가 조금씩 일어나는 형국입니다. 시골마을까지 자본주의 영향이 미치면서 카스트제도도 약화되고 있습니다.”

원만스님이 사는 라티비가 지역에서는 스리랑카 사찰이 가장 활발하다. 법회 때마다 500명쯤 모인다고 한다. 자전거를 주고, 호텔조리장이 만든 음식을 제공하는 게 먹히는 것 같다고 스님은 말했다.

스님은 교육을 통해 불교를 알려주는 것과 함께 그들이 필요로 하는 물품을 주어 현실적인 도움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중고 컴퓨터와 휴대폰의 인기가 높다.(스님이 한국에 오면 신세지는 서울 낙원동의 한 오피스텔에 구형 휴대폰이 쌓여있는 이유를 그제야 알았다.) 옷도 필요한데, 요즘은 값싼 중국제품이 들어오기 때문에 옷을 모아 보내는 것은 현지에서 사는 것보다 운반비가 더 든다고 한다.

   
▲ 여래선원 일요법회 모습.
스님은 한때 며칠을 굶기도 했다. 주린 배보다 아이들에게 미안해 눈을 마주하지 못한 적도 있었다. 그래서 어느 스님이 알려준대로 올해 ‘천수천안공덕회’라는 비영리단체를 등록했다. 매달 700~1000명이 만원씩 자동이체로 후원에 동참하고 있다.(www.gongdeok.org, cafe.daum.net/4buddha)

“고마운 일입니다. 그걸로 학교부지 매입하고, 건물 올리고, 여래선원을 운영합니다. 5천 구좌쯤 되어 중학교까지 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입적하시면 어디에 부도를 세웠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원만스님은 “반은 천수천안수자타학교에, 반은 불국사(출가사찰) 산중 어디에라도 뿌려주면 큰 복이지요”라고 말했다.

정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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